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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에서 가르치는 '마음공부'란
한겨례 신문 2001/08/01일자에서 발췌


내마음 흔드는 ‘경계’공부삼아 원래 마음 세우는 것

“`어휴, 짜증나! 마음공부 같은 거 왜 하나?' 더워서 마음공부가 하기 싫어졌다. 그 순간. `앗! 경계닷!' 난 급히 마음을 들여보았다. `아, 더우니까 짜증나는 마음이 일어났구나!' 마음을 들여다보니 편안해졌다.”

지난달 24~27일 서울시가 완도 원불교청소년수련원에 불우청소년들을 위탁해 진행된 마음공부에서 초등학교 6학생 김아름양이 쓴 일기다.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마음의 원리와 사용법'으로 제시한 `일상수행의 요법'에 따라 마음을 대조한 것이다.

`심지(心地)는 원래 요란함(어리석음, 그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요란함(어리석음, 그름)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自性)의 정(定,혜·慧,계·戒)를 세우자.'

심지란 내 마음 땅을 말한다. 경계란 삶 속에서 내 마음과 만나는 모든 상황들, 내 마음을 요란하게 하는 모든 사건과 사실들이다.

보통 `일어나는 마음'을 아예 없애려 집착하기 쉽지만, 이 마음공부에선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마음을 간섭하거나 시비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자성의 정'(원래 마음)을 세우도록 한다.

경계가 오는 순간 “앗! 경계다”라고, 알아차려 경계가 일기 전의 `원래 (분별없는) 마음'으로 돌아가, `일어난 마음'을 바라보면서 `끌리는 지, 안 끌리는 지'(집착)만 지켜보는 것이다.

원불교 마음공부 교령인 장산 종사는 “경계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데 아상이 들어가 시비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경계를 공부삼으면 오히려 경계가 은혜가 되고, 마음의 자유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마음공부는 일반인들뿐 아니라 일반 학교를 중퇴해 갈 곳이 없던 학생들을 모아 원불교가 설립한 영산 성지고와 화랑고, 원경고 등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 학교들은 하루 밤새 유리창이 학생들에 의해 깨지고, 폭력 사태가 잇따랐으나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마음일기를 통해 서로 속내를 나누며 변화해갔다. 이 학교들은 영산 성지고가 경제협력개발기구에 의해 `세계 4대 열린학교'로 선정되는 등 부적응학생교육에서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조연현 기자